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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나의 여행

노파 2012. 6. 22. 12:11

나의 여행

老波

 

 

난 유리알, 투명한 날들을 긴 사슬에 꿰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부담이 되는 일도 애써 변명하지 않을 테다.

그렇다고 꼭꼭 숨겨서는 더 안 될 일이지 않느냐.

때론 하루의 가장자리를 붙들고 욕망의 몸부림을 칠 때도 있다

세상의 질곡이 나를 침몰시키려고 할 때, 지푸라기를 잡고 힘을 뺄 때도 있다.

지평선 위로 낙조의 현란한 유혹이 유령처럼 왔다가 도망치는 비정한 시간도 같이 걸을 벗이라면 뿌리칠 수 없다. 그러다 짧은 손의 영역을 벗어 날 땐, 냄새나는 고깃덩어리가 육포가 되어서라도 살아남아야한다.

인간의 탈을 쓰고 즐기는 광대놀이는 티를 키울 뿐이다.

시원하게 여름날, 소나기를 타고 바위에 부딪쳐서라도 깨어지고 싶을 때가 있다.

봉합할 수 없는 상처라고는 하지만 계곡을 지나면서 은혜의 강이 된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무수한 백골이 녹아 흐르는 강물도 애써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 다. 저녁노을 붉게 물드는 바다가 있어, 내 가슴에 이는 파도를 타고 끝없는 항해는 계속된다. 잠시라도 쉴 수 있는 밤을 맞는다. 자연의 품에서

 

20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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