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그림을 그리다
老波
평상에서 잠을 잔다.
여름날의 정취가 한 채의 모기장 안에서 숨을 쉰다.
미완성의 산수화를 보고 있다.
날이 밝아 어둠이 걷힌다.
이상 기류가 평온하던 세상을 흔든다.
여명은 불시의 상황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다.
어느새 세 개의 텐트가 모진 비바람과 맞서 싸운다.
우리 집 남자들의 기백 하나 만큼은 알아줘야한다
이럴 땐 징집당하지 않을 딸이 없는 게 다행이다. 싶다.
올 여름 내내, 평상위에 떡하니 자리 잡은 울긋불긋 쳐지는 텐트를 보면서 많이 웃을 것 같다. 그렇지만은 않다. 그 안에서 자라는 꿈도 커 가겠기에 낯설지 않은 나만의 그림을 그려본다. 가족의 소중함이 푸른 이파리 되어 겹겹이 쌓이는 아침이다
201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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