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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분이 가시라면/시 장지원

노파 2023. 10. 13. 04:40

 

그분이 가시라면

장지원

 

 

두 개의 시간표를 놓고

잠시 생각하다

하루에 한정된 나의 시간표를 접는다

하나의 좌표가 선명하게 찍혀

누군가 이 시간을 잡아야 하기에

펼쳐지는 그림

칠흑같이 어두움

빛이라곤

하나의 별이 반짝이는 하늘

샛별이 인도하는 길 따라

나서라 하시면

시간표대로 가리라

하루에 끝나지 않으면

내일 하루를 더 주시겠지

그래도 길이 남으면

이길 두고 그분이 가시라면

석양의 지평선 너머로 난 그 길 가리라

 

202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