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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위 ‘황금 사과’의 비밀

노파 2023. 9. 14. 05:05

빨간색이 아니네? 대구 군위 ‘황금 사과’의 비밀

입력 2023.09.13. 11:01업데이트 2023.09.13. 20:07
 
 
 

                             농촌진흥청에서 신품종 '골든볼'을 수확하는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땡볕 더위가 한참이던 지난달 14일, 대구광역시 군위군의 과일 품평회. 농촌진흥청 주최로 열린 이번 품평회 주인공은 ‘황금 사과’였다. 정식 품명이 ‘골든볼’인 이 사과는 가을이 아닌 여름에도 수확할 수 있도록 개량한 사과로, 빨간색 대신 이름처럼 노란색 황금빛을 띄는 게 특징이다. 제철 아닌 여름 사과라도 당도가 14.8 브릭스(당도 단위)라, 콜라(10.6)·오렌지 주스(12)보다 달고 “새콤달콤한 맛이 진하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과육도 단단하고 식감은 아삭하다는 평이다.

 

◇황금 사과에 숨은 비밀 ‘기후변화’

그런데 이 황금 사과가 탄생한 배경엔 속사정이 하나 숨어있다. 바로 기후변화 대응이란 점이다. 흔히 사과하면 빨간 사과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번에 노란 사과를 개발해 보급하는 건 기후변화로 한반도 기온이 너무 높아져 빨간색 ‘색들임’이 갈수록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빨간색 색들임은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좋고, 30도를 넘어가면 색이 잘 들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여름철 기온이 상승해 빨간색 색들임이 까다로워지자, 아예 색들임 필요 없는 노란색 사과가 탄생했다는 얘기다. 농진청 관계자는 “사과 색들임을 하려면 농가에서 열매를 이리저리 돌려줘야 하고, 열매에 그늘이 지지 않도록 잎과 가지도 자주 제거해줘야 한다”며 “골든볼이 보급되면 농가에서 들이는 품도 크게 줄 것”이라고 했다.

 

◇ ‘대구 사과’에서 ‘강원 사과’ 시대로

한때 대구·경북 지역 대표 과일로 통했던 사과의 재배 지역도 기후 온난화 여파로 자꾸 북상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 면적은 1993년 3만6021ha에서 2023년 2만151ha로 44% 줄어든 반면,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은 같은 기간 483ha에서 1679ha로 3.47배 수준이 됐다. 앞서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미래 과일 재배지도’ 자료를 보면, 사과는 앞으로 50년 뒤인 2070년즈음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

 

이에 빨라진 기후변화 속도와 농촌 고령화 등 농업 여건에 맞춰 맞춤형 사과 품종 보급 필요성도 갈수록 커진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예컨대 강원도 홍천에선 ‘컬러플’이 보급되는 중이다. 강원도 홍천 지역은 밤낮 일교차가 큰 지역인데 이 기후가 컬러플 재배 적지로 꼽힌다. 컬러플은 특히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과일 당도가 높아져 ‘강원 사과’의 기대주란 평이다. 농진청은 지난 4월 ‘컬러플’ 묘목 4300그루를 이 지역에 심은데 이어 내년까지 총 3ha에 8000그루를 더 심는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장수 지역에선 수확기가 빠른 ‘홍로’ 품종이 재배 면적을 늘리고 있고, 문경엔 ‘사과계의 명품’으로 통하는 ‘감홍’이 재배 면적을 넓히는 상황이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재배 면적의 16.8%를 차지해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작목이지만 몇 십년 뒤 강원도 일부에만 재배될 정도로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등에 대비해) 안정적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사과 품종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도 맞춰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편집국 경제부 기자 김성모입니다.
 

 

강우량 기자  
사실을 직시하고, 진실에 귀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