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에 합당한 말
장지원
눈이 있으니 봐야 하고
귀가 있으니 들어야 하고
코가 있으니 맡아야 하고
입이 있으니 말을 해야 할까? 묻는다
눈을 감는다고
귀를 막는다고
코를 틀어막는다고
입을 틀어막는다고 될까? 묻는다
입에 담을 오묘가 있어
조물주의 비밀스러운 영역으로 다가가 보자
-
입이 가벼운 사람이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뜨고
말이 많은 사람이 하늘에 갈 때도 입만 간다는 말이 있듯이
입 빼면 시체라는 사람 또한 슬픈 대목이다
-
조물주의 걸작도 스스로
입 하나로 망가뜨리기도, 세우기도 하는 경우가 있으니
두 물음에 답은, ‘경우에 합당한 말’이다
20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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