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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더도 덜도 오늘만 같아라-생일날 아침의 기도/시 장지원

노파 2023. 2. 17. 15:25

여정을 느보산에서 마무리하는 120세의 모세(신명기34장)

 

더도 덜도 오늘만 같아라

-생일날 아침의 기도

장지원

 

 

이밥에

미역국 한 그릇

굴비 한 마리

도라지, 토란, 시금치 삼색나물

이쯤이면, 생일 밥상

단출하게 차려진 아침상

새벽 일찍부터 보내온 축하의 전문들은 최고의 디저트다

 

초봄의 햇살을 가르며

걷는 산책길

아내와 에스프레소 한잔

오랜 시간 진하게 우려낸 삶의 진액과도 같아

쓰기도 한 것 같으면서 음미할수록 구수한 게

지나온 삶 같기도 하다

 

辛卯年에서 癸卯年이란 징검다리를 건넜으니

아직도 내 앞에 남은 乙卯, 丁卯, 己卯, 辛卯의 돌다리가 모두 120간

느보산에서 흐르는 푸른 물 가운데 섰으니 길이 멀어 곤하리라

더도 덜도 오늘만 같아라 하보우아살!

 

202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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