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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목마의 징검다리/시 장지원

노파 2023. 2. 6. 04:40

 

목마의 징검다리

장지원

 

 

해를 갈아타야 하는

세모의 길목

쫓기던 시간에도 숨 돌리는 듯하더니

남은 잎새 떨궈

눈 덮인 호수 위에서

목마의 궤적을 갈무리하다 보면

 

차가운 밤하늘의 별들도

긴 겨울을 나야 하기에

은하의 하얀 이불이 되기도 하고

뜨거운 잉걸이 되어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기도 하고

긴 가락엿이 되어 언 가슴 녹여주다

동심冬心을 흔드는 이야기에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

 

달도 해도 건너가는 새해 앞에서

날 보더니

한 해 더 건너보라네

 

202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