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마지막 노트
장지원
연둣빛 첫사랑
초록의 젊음
황금빛 알알이 불거지는 성숙한 계절
농익은 체액이 향기를 토하는 만추
치열했던 시간들을 덩그러니 두고 떠나는 가을
빈 들녘에 허수아비 쓸쓸하다
그에게도 이성이 있다면
긴긴 겨울 홀로 나야 하는 외로움도
함께했던 그리움도 있을 터
이제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자신을 지켜야 하는 아픈 시간
삭풍에 나들나들 옷깃 헤어질 테고
눈보라치면 머리에도 하얀 눈 날릴 테고
별들의 야유가 싫어 이슬 한 모금으로 밤의 고독을 달랠 테고
그렇게 세월을 지켜야 할 이유라도 있을까
봄을 기다리다 보면
앞산 궁노루 애 닮게 울겠지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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