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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을이 흘리고 간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2. 12. 14. 04:40

가을이 흘리고 간 이야기

장지원

 

 

한 잎 두 잎 떨어질 때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가을 낙엽들

스산한 바람에

심장이 쪼그라들어

선혈을 토하며 추락하는 나뭇잎들을 보며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살이 하는 말

넌, 내가 지켜줄 테니 걱정 하지 말란다.

비췻빛 하늘에

명주 필 풀면

시샘이라도 하듯

삭풍도 앙탈을 부린다.

가을이 흘리고 간 사색의 뜰에서

삼동을 나야 하는 산촌의 가족들

우화 같은 겨울이야기가

가슴마다 하얗게 눈꽃처럼 피어나겠지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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