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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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시린 눈물이 어찌 이뿐일까./시 장지원

노파 2022. 12. 16. 04:41

 

시린 눈물이 어찌 이뿐일까.

장지원

 

 

자연의 소리를 들어 봤나

태곳적 소리가 아닌

거칠 대로 거칠어진 일상의 소리를 들어 봐라

도시의 골목길은

매일 밤 몸살을 해도

무심한 시절은

소중한 유산인 줄도 모르는 사이

잊혀 가는 날들의 마지막 만찬 일 줄이야, ……

늦은 가을밤

자연히 불어오는 성난 바람

이 시대의 산물들을 갈잎 쓸어가듯이 하더라

그 뒤안길에서

흩어진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해보지만, ……

이제 눈이 내릴 텐데

순백의 꿈을 꿀 시간은 빼앗지 말아야 할 게다

겨울 삭풍의 소리를 들으면 시린 눈물이 어찌 이뿐일까 싶다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