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하루
장지원
늦은 가을
입동을 앞두고
갈잎 바람에 날리듯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날
잠시라도 기대고 싶어
마음의 빗장이 풀린 날
귀갓길의 골목은 벌써 술 취한 사람들처럼 비틀거리는 것 같다
가을이 깊어가는 만큼 사색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주점의 클래식 음악
짝진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11월 초하루 초저녁
막차를 기다리는 가로등
늦은 가을에서 겨울 초입새로 넘어가야 할지
차가운 달빛만이 안다
11월 초하루의 밤은 계절을 잊어버린 채 깊어만 가고 있다.
202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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