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강
장지원
사월의 잔인한 기운들이
일상의 존엄을 농락하는 시간
나의 신이라면 그랬을까
그날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양수에 싸인 채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다
조용히 분출하는
창조의 능력
장엄한 역사를 펼치는 유일무이함
우주 한가운데 한 점에서 당당히 시작하다
새벽시간
자연의 섭리로 생성되는 영롱한 이슬이 있다면
뜨거운 눈물로 시작해 싸늘하게 식어도
늘 같은 모습으로 흘러가는 새벽 강
그 원천의 생명 샘
사월의 잔인함에도 시들지 않는 강이 돼
대지를 푸르게 적실 수 있다는 게 좋은 일 아닌가.
20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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