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지척인데
장지원
몸부림치며 가는 세월아
숫한 밤 하얗게 지새우며
긴 세월 오가지 못하는 분단의 장벽을 돌아
출렁대는 서해에서 한 설인 춤사위가 되는 한탄의 강물아!
비경을 꼬리치며 흐르던 한 때
젊은 허리에서 철철 흐르는 붉은 피를 씻어 내리더니
사공은 간데없고 낡은 목책만이 줄지어 앉은 땅
70년을 곰삭아 고사리 밭이 되어도
홀시하나 영글지 못하는 무풍대지
그 이름조차 민구스러워 숨 죽여 흐르는 통한의 강이 되었나?
아름아름 소식도 전해 오더니
그 잘난 시절에 막히어 끊어진 길
하늘이 이어주는
동심同心의 다리길
걷고 또 걷다보면 길이 되어 열리는 길
남북이 지척인데
사공은 썩은 목선에 기대어 여직 졸고 있는 가
바람아! 너 보고 무심타 하지 않으리라
이제는 풍경을 흔들어서라도
한 낮 목어의 잠 깨워
한탄강이 품고 흐르는 깊은 이치를 풀어주면 안 되는 가
봄기운도 좋지만 바람도 자유롭게 불어주면 될 라는 지……
2018.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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