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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미로 같은 길/시 장지원

노파 2018. 5. 18. 06:30

미로 같은 길

장지원

 

 

나에게

하루가 있다면

미로 같이 불투명한 내일을

말하지 않으리라

고개를 넘으면서

비로봉을 오르면서

깊은 물을 건너면서

차오르는 숨도 침으로 삭이던 날

가슴의 통증도 참아 여기 왔는데

가지런한 날줄에

혼란한 씨줄을 섞어 짜지 않으리라

한 날의 안위를 위해 묵묵히 걷다 보면

말하기 싫은 내일도

알 수 없는 손가락 끝에서

새털 같이 털어

오라를 헤아리게 될 터인즉

그래서 말인즉, 한나절이라도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2018.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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