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붉은 가락
장지원
야심을 타고 내리는 붉은 가락
귓밥을 건드리는 난음이 야하게도 밤을 홀랑 벗기더니
흘리는 동공에
차가운 빗방울을 흩어 뿌린다
흐리이 들리는 소리
소심한 가락이 어둠의 빗장을 푼다
단 꿈을 꾸던 영혼은 가을비 마중가고 가슴은 스멀거리며 붉게 물드는 밤
며칠이면 찬 서리 내려
미처 마무리하지도 못할 가을의 이야기가 많다
일상에서 놓쳐서 안 될 것들부터 곰곰이 갈피 하는 시간
벽시계도 사지를 가지런히 영시의 추파를 던진다
덤불살이처럼 얼키설키 치뜨는 가을
허튼 가사도 없어 이어지는 가락
살았다, 죽었나를 반복하다
무음으로 이어지는
나의 가을이 울긋불긋 열꽃으로 피울
이 밤 붉은 가락이여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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