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친 가을 날
老波 장지원
기민머리
사색으로 물들이다
고독의 강 시울을 촉촉이 적시던 날
성글어지는 나뭇가지 사이
바람의 길이 나고
비경의 단심은 천길 아래 여울을 붉게 물들인다
연한 바람에도 갈래머리 허옇게 흔들리는 갈대
한 잎 단풍도 감당이 안 돼 파문을 일으키는 호수
그 임계점에서 일엽단주를 띄우는데
심산계곡에도 낙조가 숨어들어
한 번 쯤 흔들리고 싶어 마음에 파랑을 불러오는 시간
가을 날
석양에 불타는 기운이
마애불 가슴에 불 지르고 도망가는 미친 가을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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