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메아리
-잊지 말아야할 유월의 사람들
장지원
꽃망울 피지도 못하고 꺾인 자리
풀잎에 흐르는 이슬이 차다
골짜기를 지나다
내려앉은 석양
젊은 유령들의 외로운 잠자리에도 푸르른 산하
두견이
울다. 불 꺼진 창가
달빛마저 조는 세월에 앉아
곰삭은 사립문 열어놓고
등잔불 아래 졸음을 달래 온 날이 길고도 길었건만
그해 유월은 여전히 허한 가슴에 대못 질을 한다
그 긴 세월
피고 진 박꽃
그 아린 세월
견뎌야 했던 눈꽃
그 기다림이 길어 지친 날들
봄 되면 진달래꽃 피건만…
희뿌연 세월을 걷고 깨어나지 않는 임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하기에
석양에 메아리지는 눈시울이 차다
201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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