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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석양의 메아리-잊지 말아야할 유월의 사람들/시 장지원

노파 2017. 7. 3. 06:34

석양의 메아리

-잊지 말아야할 유월의 사람들

장지원

 

 

꽃망울 피지도 못하고 꺾인 자리

풀잎에 흐르는 이슬이 차다

골짜기를 지나다

내려앉은 석양

젊은 유령들의 외로운 잠자리에도 푸르른 산하

두견이

울다. 불 꺼진 창가

달빛마저 조는 세월에 앉아

곰삭은 사립문 열어놓고

등잔불 아래 졸음을 달래 온 날이 길고도 길었건만

그해 유월은 여전히 허한 가슴에 대못 질을 한다

그 긴 세월

피고 진 박꽃

그 아린 세월

견뎌야 했던 눈꽃

그 기다림이 길어 지친 날들

봄 되면 진달래꽃 피건만

희뿌연 세월을 걷고 깨어나지 않는 임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하기에

석양에 메아리지는 눈시울이 차다

 

201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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