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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세모歲暮의 어느 날/시 장지원

노파 2016. 12. 20. 06:47

세모歲暮의 어느 날

장지원

 

 

보내기 싫어 붙들어도

하루하루 자취 없이 떠나는 뒷모습에서

하나하나 내려놓아야 하는 나의

삶이 있다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게

세월만큼이나 빠를까

알 수 없는 날들이

저 혼자만 바쁘게 저물어 가는 게 아니다

 

치열한 삶도

하루해 저물어

옷 벗어놓고 잠자리 들면 알몸인 것을

살같이 떠나가는 게 어찌 세월 너 뿐일까

 

하루가 저문 빈자리

, 여기 있으니

내일은 달려오겠지, 소박한 꿈을 꾼다

그믐이 지나서

달도, 해도 밝아 오겠지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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