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의 어느 날
장지원
보내기 싫어 붙들어도
하루하루 자취 없이 떠나는 뒷모습에서
하나하나 내려놓아야 하는 나의
삶이 있다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게
세월만큼이나 빠를까
알 수 없는 날들이
저 혼자만 바쁘게 저물어 가는 게 아니다
치열한 삶도
하루해 저물어
옷 벗어놓고 잠자리 들면 알몸인 것을
살같이 떠나가는 게 어찌 세월 너 뿐일까
하루가 저문 빈자리
나, 여기 있으니
내일은 달려오겠지, 소박한 꿈을 꾼다
그믐이 지나서
달도, 해도 밝아 오겠지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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