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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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세월이 버리고 간 말미/시 장지원

노파 2016. 5. 5. 05:53

세월이 버리고 간 말미

장지원

 

 

삶이고단 했던지

끌어안은 것은 고작

세월이 버리고 간 말미

육체의 가시가 될 줄 미처 생각도 못했다

 

철도

낮 밤도

시도 때도 없이

자투리 시간까지 무겁게 가라앉아

남은 시간을 통째로 삼키려 너풀거리는 검은 날갯짓

 

내 젊은 시절의 미련했음이 후회스러워

마지막 자존의 끈마저 잘라버리고 싶다가도

우주의 비밀을 헤쳐

한 점의 좌표를 찍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이 좁은 공간에서 혼돈하지 않아도 될 것을

 

남은 시간

짧은 끈을 잡고 살아야하기에

한없이 우울한 하루

해는 그믐달 꼬리를 잡고 애써 사이를 내주지 않음이

가시 끝에 비치는 오늘 때문일 게다

 

20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