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적시는 눈시울
장지원
찬바람에도 영그는 애송이
연분홍 진하게 더 진하게 덧칠하다
화사한 꽃길 따라
긴 머리 쪽찌어 화관 올리는 날
오월의 신부가 꿈꾸는 사랑이겠지
단발머리 봄이
꿈을 앞세우던 때
민 언덕 뒹굴다
품지 못하는 하늘을 보며 적시는 눈시울
밤새 울다
어둠을 걷어 내는 여명도
뜨거운 여름 앞에 영혼을 조아려야 하는
사월의 잔인함이 기다리고 있다
마른 눈물을 훔쳐야 하는 모래바람이 밉다
사랑이 머물다 그냥 떠난 자리
민머리 잡초 되어
뜨거운 시간을 견뎌야 하기에
목 타는 대지를 지켜야 하는 등 뒤로
빨간 장미의 가시가 돋는 게
세월이 무섭게 까칠하다고나 할까
2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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