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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의 전사 두릅나무/시 장지원

노파 2016. 4. 5. 06:31

봄의 전사 두릅나무

장지원

 

 

태기산 자락

이른 햇살이

두릅나무 가시 때문에 순찰이 조조하다

 

삭풍은 아쉬워 갈 길을 망설이는데

이것도 내 업이지. 당당하게 맞서는 두릅나무

긴 삼동 나며 널 기다렸는데

내 기백 살려주면 안 되는가. 멀대 같이 떡 버티니

 

바람은 비켜 가고

햇살은 태기산 정상에 가부좌 틀어

가지마다 싹 틔우기 부산한 날들을 지킨다

 

두릅은 높은 산에서부터 내리 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자연의 순리다

 

두릅나무, 당차게 내미는 뽀송뽀송한 얼굴

햇살아, 두 팔로 널 반기다

내 모가지 부러져 나가도 괜찮다. 하는 거 보니

진정한 봄의 전사는 두릅나무인가 보다

 

20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