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뒤안길에서
장지원
한 지붕 아래서
한 솥밥 먹으면
삼대가 한 식구라는 게 가족이다
비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몇 시간째 기다려 주던 사람이 있어 좋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곳에 내리면
그 사람들의 냄새가 그립다
차가운 빗줄기만이 허물어지는 울타리의 눈물이 된지 오래다
막차 떠나고 텅 빈 정류장
가로등도 지켜주지 못하여 서늘한 가슴
누군가 버리고 간 비닐우산, 같이 바람에 나뒹구다
옛 생각에 외로움 달래는 사람
모든 것 다 세우기에 바쁜 시절이지만
그래도 우선시해야 할 것이 있기에, 말꼬리를 잡지 마라
한 지붕 아래
한 솥에 밥 먹자니 왁자지껄한 거
사람들 사는 맛이겠지
201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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