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再編
老波 장지원
겨울은 길을 떠나고
봉창을 열면
아지랑이 오르는 언덕 위엔
서둘러 찾아오는 초록빛 세상
봄은 더디게 걸어오더니
앉을 새도 없이 훌쩍 떠나가려는 게 예전 같지 않아
봄꽃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날들이
생의 주기를 비틀어
홍역을 하듯 열꽃을 피우는 우리의 산하
동절기와 하절기가
땅따먹기를 하듯 지경을 그어 나누는 땅
봄은 여름의 기운을 따르고
가을은 겨울 앞에 두 손 들어 항복 하는 게
계절의 재편을 더 부추긴다
우린 매사를 진리인양
순리를 거슬러 시절을 적응하는 게
살아남기 위한 최고의 방도가 된지 오래다
20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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