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함박눈이 내리는 길의 단상/시 일송 장지원

노파 2016. 3. 3. 06:56

함박눈이 내리는 길의 단상

一松 장지원

 

 

까만 아스팔트 길 위에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단상의 길은 길게도 하얗다

발밑에서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걸음마다 들린다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이기에 시꺼먼 정수리에 수북이 쌓인다

 

밖에서 돌아와 손을 씻을 때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

설거지, 그릇 씻을 때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

식사 후, 이 닦을 때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

잠자기 전, 발 닦을 때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

 

생활 속 메시지는 삶의 행위기에 누구에게나 위대하다

 

나의 색깔은 무슨 색이기에

뽀드득 뽀드득 하는 메시지가 달팽이관에서 가부좌를 튼다

 

생각도

마음도

몸도

깨끗이 갈무리 하라고, 하는

 

소리의 메신저는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함박눈인가 보다

 

2016.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