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초의 안식일
장지원
얕은데도
뿌리조차 내리지 못 하는
날들
하루도 아닌 게
고단한 육 일
철없이 부는 바람 앞에
갈대 같이 흔들려야 살아 있음이,
수시로 물결 칠 때면
구름처럼 떠다녀야 살아 있음이
모난 운명일까
거친 숙명일까
파란 하늘에 가슴 열어보아도
허튼 구름 한 점 없어
하루하루가 하얗게 부서져도
밝은 달빛 아래
물안개 옷 갈아입는 시간만큼은 신의 축복일까
북극성 보고 올리는 돛
가슴 부풀도록 숨 쉬는 부초의 날[安息日]
2016.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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