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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부초의 안식일/시 장지원

노파 2016. 2. 15. 07:00

부초의 안식일

장지원

 

 

얕은데도

뿌리조차 내리지 못 하는

날들

 

하루도 아닌 게

고단한 육 일

철없이 부는 바람 앞에

갈대 같이 흔들려야 살아 있음이,

수시로 물결 칠 때면

구름처럼 떠다녀야 살아 있음이

모난 운명일까

거친 숙명일까

 

파란 하늘에 가슴 열어보아도

허튼 구름 한 점 없어

하루하루가 하얗게 부서져도

밝은 달빛 아래

물안개 옷 갈아입는 시간만큼은 신의 축복일까

북극성 보고 올리는 돛

가슴 부풀도록 숨 쉬는 부초의 날[安息日]

 

2016.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