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뜨락
장지원
봉창을 뜯어
길을 터주면
언제 왔던지
외투 벗어 창가에 던지는 햇살
삼동을 걸어 왔어도
지치지도 않은 듯
입가에는 풀피리 들고
파릇이 연잎 띄워 놓고 놀다
찰랑찰랑 향원으로 발걸음 하던 날
높은 가지 목련꽃 내려앉으면
돌담사이 영산홍 붉게 타고
미풍에 아카시아 흐드러지게 피는 뜨락
벌 나비
앞 다투어 흩트려 놓는 노골적인 질투
잔설에 푸석한 가슴
봄은 언제 와
임 찾아 길을 떠날는지
바람도 불지 않는 길을
그리움 앞세워 나서는 외기러기
20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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