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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잔설이 빠지는 때/시 장지원

노파 2016. 2. 1. 06:48

잔설이 빠지는 때

장지원

 

 

살폼살폼 걸어오는

니가 싫어

삼동 허기진 허리 잡고 떠나기에 앞서

검거므스레한 땅 거친 시울에 눈물지우는 게

서러움도 아니고, 아쉬운 날들을 곱씹다 흘리는 뜨거움도 아니다

쫓고 쫓기는 회전교차로에서

숨 막히게

제길 찾아 가기 바쁜 목마의 계절

가고 오는 뒤안길에서

그가 출연하는 단편의 드라마다

사람들은 이를 눈여겨보고

겨울이 흘리고 가는 유산, 잔설이라 한다

 

누군가

삶의 막힌 곳 건드려만 줘도

눈 녹듯 스르르 다 풀릴 것 같은데……

햇살 퍼지도록 기다리면

봄바람 불어오겠지

 

201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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