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이 빠지는 때
장지원
살폼살폼 걸어오는
니가 싫어
삼동 허기진 허리 잡고 떠나기에 앞서
검거므스레한 땅 거친 시울에 눈물지우는 게
서러움도 아니고, 아쉬운 날들을 곱씹다 흘리는 뜨거움도 아니다
쫓고 쫓기는 회전교차로에서
숨 막히게
제길 찾아 가기 바쁜 목마의 계절
가고 오는 뒤안길에서
그가 출연하는 단편의 드라마다
사람들은 이를 눈여겨보고
겨울이 흘리고 가는 유산, 잔설이라 한다
누군가
삶의 막힌 곳 건드려만 줘도
눈 녹듯 스르르 다 풀릴 것 같은데……
햇살 퍼지도록 기다리면
봄바람 불어오겠지
201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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