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삼한사온三寒四溫
장지원
동장군이
줄을 지어 시위를 하는데
‘삼한사온’은 두툼한 사전 속에서
해묵은 먼지를 뒤집어써
숨소리도 제대로 못내는 게
단단히 삐진 게다
예전 같으면
삼일이 고비라 했는데
내리 몇 줄을 얼어 붙이니
투명한 얼음 발에 비취는 얼굴이
산, 강, 들, 천지에
자빠져 죽은 도깨비 같아 참으로 얄궂다
한랭 전선을 늘이며
험하게 휘두르는 장검은
기어코 누구의 목줄을 끊어야 물러나려는지
기다려도
기다려도 감감하기에
애꿎은 날만 탓하다
올 삼동도 그럭저럭 살라는 가 보다
201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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