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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비단(非但)

노파 2011. 5. 10. 12:34

비단(非但)
老波


나뭇잎이 바람 불어 흔들린다.
빗방울을 맞으면서 흔들린다.
흔들리며 떨림 속에서
나는 진주 같이 탈각(脫殼)을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내릴 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상처를 받는다.
조금 흔들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자연이 말하는 회기(回期)라는 것을

태풍이 모든 것을 쓸어갈 때
폭우가 길을 끊을 때
눈보라가 숨통을 얼어 붙일 때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은 흔들린다.

아플 때 아프다고 소리를 외친들
억울하고 슬플 때, 땅을 치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어도 괜찮다
흔들려 비틀거려도 자연에서는 흠이 되지 않는다.
비단(非但) 인간 사회에서만 안 통하는, 이것도 진리란 말인가

하나님은 지금 말씀 하신다
자연에서 깨우치고 터득한 삶이 진정 아름다워
흔들리는 잎사귀마다 당신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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