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장지원
공자에게도 인생의 놀이 짙어오고 있었다.
공자의 정치유세도 막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군자가 죽은 다음 그 이름을 칭송받아야 하는데, 유세 기간이 길다 보니 무엇하나 남기지 못하고 오직 의만을 앞세워 살아온 자신이 한심하여 한탄했다. 노나라 사서를 읽던 중 춘추의 집필을 결심하고 은공으로부터 애공 14년에 이르기까지 12대의 역사를 정리하여 집필에 착수하는 데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춘추를 완성했다. 후대의 자신이 칭송받든 비난받든 춘추의 해석에 달렸다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공자는 노나라 청향평의 추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홀, 할아버지는 백하, 증조부는 공방숙, 인데 송나라에서 노나라로 건너와 양공 22년(기원전 551년)이 구의 신의 점지로 태어났다. 그의 머리가 움푹 들어가고 둘레가 올라와 화산의 분화구처럼 생겨 별명이 구쇼라고 했고 자는 중니이다. 아버지는 일찍 죽고 어머니는 공자의 출생 비밀을 숨기기 위해 아버지의 묘를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17세에 공자는 노나라의 허락을 받고 주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노자를 찾아가 예를 공부하고 주나라를 떠날 때 노자는 공자를 전송하는 자리에서 명담을 남긴다. “사람을 보내는데 부자는 재물로 전송하고 어진 사람은 말로써 송별한다. 나는 부자가 아니니 인자의 흉내나 내야겠다.” “총명하고 통찰력이 깊은 사람이 죽음에 노출된 사람은 지나치기 남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말을 잘하고도 스스로 몸을 위태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 사회 속에 사는 사람은 자기주장을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자의 일생은 여기서 꼴지어졌는지도 모른다.
정공 14년(기원전 496년) 춘추 56세의 나이로 노나라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개혁을 단행했다. 이때 정치적 위협을 느끼던 제나라는 노나라에 미인계를 쓰고 접근한다. 미녀 80명을 노나라 왕에게 보내 주색에 빠지게 한다. 중요한 교제(동지와 하지에 천지 신에게 지내는 제사)도 지내지 않는 계환자를 공자는 떠났다. 악사가 공자에게 “선생님은 죄도 짓지 않았는데 왜 노나라를 떠나십니까?” 공자는 노래를 지어 대답한다.
여자를 이용한 계략인데
여자에 넘어가면 한 몸의 파멸뿐
나라의 기둥이 저 꼴이면
멀리 달아나 유유히 지내고 싶다.
공자가 초나라로 온 지 3년(기원전 489년) 우유부단한 소왕이 성보의 진중에서 세상을 떠난다. 하루는 마차를 타고 가는데 기인 한 사람이 접근하면서, 그래도 초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공자를 보고 기인이 이런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이런 난세에 무엇 하러 왔느냐
어제의 꿈을 버리면 또 내일이 열릴 것을
정치에 희망 걸어 보았자 무엇을 하겠는가.
공자는 그 기인의 범상함을 보고 마차에서 내려 그를 만나려고 하자 그는 달아나 버렸다. 이때 공자의 나이 63세이었다. 여기서 정치유세를 끝내면서 “아 나는 하늘에서 버림을 받은 사람이다.” 공자는 심한 절망에 빠진다. 기원전 481년 애공 14년 봄에 공자는 다시 노나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공자는 춘추 집필에 전념하게 된다.
관직에 있으며 고소문 하나를 쓰면서도 동료와 제자들에게 상의하던 공자는 춘추 집필에서는 한자도 상의한 적이 없으며 끝까지 혼자 집필하고 추고 하였다고 한다. 자신이 죽은 후 이름에 대해 후세에 혹독한 평가를 받고 싶었다. 이때 자공이 공자의 병문안을 왔다. 자공을 보자 공자는 “너무 늦게 오는구나.”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죽음의 그림자를 내 비추었다고 했다.
태산은 무너지는가.
기둥은 부러지는가?
철인은 시드는가.
이렇게 읊는 동안 눈물을 한없이 흘렸다고 한다. “천하의 도가 상실되었고, 나를 따라오는 자도 없다.” 이일이 있은 지 7일 후 공자는 세상을 떠났다. 자공은 공자의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3년을 복상했다. 후 공자의 묘지 옆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예를 배우고, 제를 지내면서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졌으며, 한 나라의 고조도 이곳을 지나다 참배하였다고 한다. 공자는 죽어도 그 이름만은 후대에까지 길이 빛나고 있으니 공자의 정치유세가 헛되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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