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동심
老波
연한 바람이 둔탁한 겨울 색깔을 벗긴다.
볼을 간질이던 아지랑이, 마른 나뭇가지를 깨운다.
연못에 늙은 얼음 한 조각
막차로 보낼 차비 하는 나루에 꼬맹이가 서있다.
양지쪽 얕은 곳, 개구리 한 마리
뻐끔 뻐끔 말을 걸어오는 모습 보고
고사리 손에 쥐어진 돌멩이가 짓궂게 마중을 나간다.
얕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봄의 전령은 무참하게 쫓겨가야하는 순간
철버덩 찬 기운이 아이 얼굴을 덮친다.
‘에 이 씨’ 동그란 두 눈이 물속에 빠진다.
‘나잡아 봐라’ 요리저리 물길을 가르며 달아나는 전령사
여전히 꿈을 꾸는 동심
햇볕이 쬐는 낡은 벤치에서
심장을 들락거리는 노인의 눈에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다.
간간이 구름을 밀어내던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며 다가선다.
투명한 물속에 나는, 네 마음을 유혹 하기에 너무 좋아
봄은 멀지도 않은 가슴으로 찾아온다.
201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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