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잊어, 그립겠지
장지원
도리 없이 밀려난
한 시절
따스한 햇살이 아쉬울 뿐
영산홍 붉게 피던 자리
유월 장미 검게 그을리고
긴 여름 견뎌 온
보랏빛 수국
그리움 달래다
이슬은 찬 서리 되고
들국화마저 쓸어가는 바람이 매몰차다
한 잎 낙엽으로 지면
쉬 잊히는 계절
못 잊어, 그립겠지
세월이란 징검다리에서
여울 소리 풀어 흘려보내며
파랗게 파랗게 이끼처럼 살고 싶어라.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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