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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못 잊어, 그립겠지/시 장지원

노파 2024. 11. 15. 00:03

 

못 잊어, 그립겠지

장지원

 

 

도리 없이 밀려난

한 시절

따스한 햇살이 아쉬울 뿐

영산홍 붉게 피던 자리

유월 장미 검게 그을리고

긴 여름 견뎌 온

보랏빛 수국

그리움 달래다

이슬은 찬 서리 되고

들국화마저 쓸어가는 바람이 매몰차다

한 잎 낙엽으로 지면

쉬 잊히는 계절

못 잊어, 그립겠지

세월이란 징검다리에서

여울 소리 풀어 흘려보내며

파랗게 파랗게 이끼처럼 살고 싶어라.

 

202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