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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또 한 잎이 지나봅니다/시 장지원

노파 2024. 10. 7. 00:03

 

또 한 잎이 지나봅니다

장지원

 

 

시인의 나무에 친구 같은 잎새

내가 시를 쓸 땐

말 받침이 되어

늘 푸르러 좋았다

좋은 감성에 젖어 나누던 대화들은

하늘 설화說話로 엮어 시가 되어

별들의 다정한 축하를 받으며 무던히도 지나온 날들

 

삶이, 곤해서일까?

가는 길이 바빠서일까?

인생의 가을을 서둘러

가을바람에 낙엽 저 떨어지는 소리 듣던 날, 나 몰랐네

마음먹고 같이 걷고 싶었는데

빛을 잃고 전설의 별이 되도록, 나 몰랐네

또 한 잎이 떨어지도록, 나 몰랐네

 

무심한 세월도 나보고 뭐라 할까?

내 마음 한자리 비워 두었더라면

낙화라도 내 가슴에 떨어졌으리

일찍이 사랑한다고 말해 줄 걸, 나 그걸 미처 몰랐네.

 

202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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