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잎이 지나봅니다
장지원
시인의 나무에 친구 같은 잎새
내가 시를 쓸 땐
말 받침이 되어
늘 푸르러 좋았다
좋은 감성에 젖어 나누던 대화들은
하늘 설화說話로 엮어 시가 되어
별들의 다정한 축하를 받으며 무던히도 지나온 날들
삶이, 곤해서일까?
가는 길이 바빠서일까?
인생의 가을을 서둘러
가을바람에 낙엽 저 떨어지는 소리 듣던 날, 나 몰랐네
마음먹고 같이 걷고 싶었는데
빛을 잃고 전설의 별이 되도록, 나 몰랐네
또 한 잎이 떨어지도록, 나 몰랐네
무심한 세월도 나보고 뭐라 할까?
내 마음 한자리 비워 두었더라면
낙화라도 내 가슴에 떨어졌으리
일찍이 사랑한다고 말해 줄 걸, 나 그걸 미처 몰랐네.
202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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