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가을은 오고 있다/시 장지원

노파 2024. 9. 17. 03:19

 

가을은 오고 있다

장지원

 

 

찻잔 속에 낭만을 기다림이 아니다

수확의 진풍경을 그리기 위함도 아니다

한 폭의 수채화를 위함도 아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기다림 끝에 설레는 행복 같은 것

 

씨앗 심어놓고 가뭄에 조바심 바수던 날들

긴 장마에 넌덜머리 흔들던 때

폭우와 불볕더위는 삶을 찢고 태우지 않았는가?

무슨 인연이기에 고운 정 미운 정 다 남기고 가는지

 

입추부터 숨통을 틔워주니

건들바람에 쫓겨 가는 여름의 꼬리가 길지만

아침저녁 창문을 넘나드는 시원한 가슴

 

우리네 일상에 가을이 오고 있나 보다

 

202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