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유산
장지원
유월의 길
청보리 익어가는
누런 보리밭 사이
옛 추억 끄집어내는 시간 여행
까슬까슬한 보리 이삭 잘라
친구의 바짓가랑이에 넣고 두드리면
사타구니까지 금방 올라가더라
친구는 팔짝팔짝 뛰었지
모두가 재미로 깔깔 웃던 시절
그 친구들 다 어디 가고
보리밭 사잇길에서
혼자의 시간
빙긋이 웃어보는 헛웃음
추억의 시간을 곱새기다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 이삭에 눈을 뗄 수 없어
넌 보릿고개를 몇 개나 넘었길래 이렇게도 토실토실하나!
이제 곧 보리 추수에 타작이 시작되겠지
관자놀이에 흐르던 비지땀
격동의 시절
세월이 빚어낸 유산을 가슴에 담아본다.
202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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