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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의 시 세계- '월간 문예사조 8월호' 시 '마음이란 호수' 외2편 발표

노파 2023. 8. 2. 05:27

장지원의 시 세계 신작 - '월간 문예사조 8월호' 시 '마음이란 호수' 외2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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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란 호수

장지원

 

 

갈등은

광란의 마른 호수 같아도

믿음은

작은 호수에

수선화 피울 수 있어 좋다

 

갈등의 호수를

고독한 눈물로 채울 순 없어도

믿음의 호수엔

햇살이 놀다간 자리에

행복이 수초처럼 자라 좋다

 

때론

물 위를 바람이 스칠 때

갈등의 물거품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잔잔한 행복마저 드러내지 않는

호수가 참 좋다.

 

 

봄의 색깔

장지원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침묵을 삼키며

깊은 산에 묻혀

거무스름한 뒤안길로

복수초 노란 꽃 피워

‘영원한 행복’을 알리려다

봄은 소박하게 말을 아끼려나 보다

 

죽은 듯 한 가지에 영혼이 돌아왔는지

속삭이는 바람의 소리부터 달라

시련도 있겠지만

태곳적 기품을 지키려나

‘영원불변의 사랑’을 산수유 가지에 피워

깊은 맛을 노란색으로 열어 보이려나 보다

 

긴 잠 깬 여울목 소리에

‘희망’을 실어 오는 노란 개나리꽃

추운 겨울도 지나고 봄은 꿈을 꾸는 듯하다

초봄의 노란 꿈에서 깨어나면

수채화를 그리듯

파스텔의 원색으로 우리 삶도 진실하게 표현해 주겠지

 

 

봄의 진실

장지원

 

 

봄이 오다

주춤거릴 때

산촌의 하루도

가고 오는 계절을 갈무리하기조차 버거워할 때

 

눈 덮인 산 중턱에

복수초 노란 꽃 피고

초봄의 진한 향기 바람에 실어 보낼 테면

졸던 감성도 살아나는 날

 

2월의 봄을

중년의 가슴에 성급히 담아내 보지만

3월의 봄은

성숙하길 기다렸다 내밀한 공간으로 임 초대하겠지

 

산촌의 사람들도

어쩌다 체면에 빠지면

내놓고 사는 삶

봄볕에

가무잡잡하게 타는 줄도 모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