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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조용히 걷는 길/시 장지원

노파 2023. 7. 12. 04:40

 

조용히 걷는 길

장지원

 

 

폭풍도 아닌

태풍도 아닌

돌풍도 아닌

사시사철

풀잎을 스치는 바람 같이

잔가지 사이를 오가며

보통 사람들이 걷는 길

이런 길이라면 신神도 선인仙人들도 일찍 걸었던 길 아닐까

 

살다 보면

먹구름 낀 힘든 날도 있을 터

질풍노도 앞에서 고개 떨구는 때도 있을 터

잊을만하면 밀어닥치는 망나니 같은 세상은 비일비재할 터

 

삶을 깨우쳐 주고

일상 신선한 충격으로 긴장하게 하는 바람들

사람이 살아가는데 서로 다른 맛이겠지

우주의 이목이 쏠리는 길이기에

들레지 않아 조용히 걷는 길

 

202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