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익을 때
장지원
청보리 익을 때
유두 끝에
가느다란 생명줄
숙명적 원천이 흐르는 자작한 나날
잡초 더미에서 피어나는
어머니의 꽃
청보리 익기도 전
모두의 시름을 엮어가던 보릿고개
눈에 밟히는 까슬까슬한 순간들
아이의 추억이
오월의 청보리밭에 주저앉는다
어머니의 홀쭉한 젖통을 움켜잡고
운명을 다잡던
그것 외 기억나는 게 없으니
훌쩍 지나친 세월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202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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