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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장마전선/시 장지원

노파 2023. 6. 30. 17:10

 

장마전선

장지원

 

 

장마전선은 눈꼬리 흘림조차 또렷하다

오호츠크해에서 발달한 차가운 기류

북태평양에서 발달한 따뜻하고 습한 기류

이 둘이 충돌하여 형성되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아픈 과거를 소환하는 계절

 

庚寅年 남북이 전선을 형성해 한반도 허리에서 충돌한 한국 전쟁

지리적으로 동서로 걸친 전선이 장마전선을 닮아

한탄강을 피로 붉게 물들였다

전선이 남하하면서 낙동강을 젊은 피로 물들였다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 빗줄기는

그날의 아픔을 잊을 수 없어 전선의 메아리가 되고

세찬 빗속에 붉은 꽃잎을 떨구는 유월의 아픔

그날의 임을 잊을 리 없다

 

장마전선은 충돌했다가도 소멸하는데

한국의 휴전선은 칠십 년이 지나도록 지친 기색조차 없어

그때나 지금이나 강군이 아니면 밀리는 전선

충돌하는 세계의 곳곳을 봐도. 전선은 월등한 힘에 좌우되고 있다

 

202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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