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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영혼의 몸부림/시 장지원

노파 2023. 6. 29. 06:43

 

영혼의 몸부림

장지원

 

 

밤새 해성이 되어 우주를 헤맸다

그 넓은 공간 어디에도

착륙할 곳이라고는 없었다

자체의 에너지가 고갈되고

희미하게 빛을 잃어가는 시간

추락하는 궤적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무의식적으로 떠났던 곳으로

똥별이 되어 불시착한다

우주의 여독은 혹독하다

살아 있다는 신호인지

죽겠다는 신호인지 헛갈린다. 둘 다이겠지

육체만 살겠다는 것도 영혼에 부담이 되고

영혼만이 살겠다고 하는 것조차 육체는 감당이 안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그저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기도한다. 신은 이 순간 말이 없다

더 이상의 시간은 의미가 없다

거미줄처럼 감겨 있는 끈을 잘라 내어야 한다. 유일한 길이다

영혼이 육체의 몸부림을 허용한다. 삶이란 게 치사스럽다

 

202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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