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행성의 여름
장지원
모시 치마저고리
쪽진 머리에 비췻빛 옥비녀
하얀 옥 반지 낀 손에 들린 부채
대청마루를 사뿐히 걷는 잠자리 한 마리
세월도 가다 멈춘 듯
수억 년이 흘러도
그때 그 시절을 떠 올리며 추억을 그려내는 시간
태양도 한 낮의 열기를 삼키자
여인의 가슴에서 길러 올리는 서슬 퍼런 샘물
땀에 지든 삼베 적삼 벗고 등목을 시작 하면
달빛도 어슴푸레 눈감아 돌아가며 목물을 즐기는 식구들
순박한 사람들이 그려내는 삶의 그림이다
성운들 사이로 흐르는 은하의 강
모깃불 연기사이를 오가는 견우직녀 이야기
전설의 밤하늘이 반딧불처럼 초롱초롱하다
추억의 필름을 돌리는 시간
내가 아는 어느 행성의 여름 같아 정겹다
202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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