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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유월의 그날/시 장지원

노파 2022. 6. 21. 04:40

 

유월의 그날

장지원

 

 

유월에 붉은 장미 피면

아린 아픔이 있다

신부가 되기로 약속한 사랑

청상의 한을 품고 평생을 걸어야 하나

청년의 순진무구한 사랑

붉은 이슬이 되어 산하를 물들이던 그 날

남북을 갈라놓은 휴전선이 한 세기의 나이를 헤아리고 있는데

우리 쉽게 잊고 살지는 않는지……

 

대담하게 냉전의 불을 집히는 시대

호시탐탐 도발을 식은 죽 먹듯이 하는 침략자의 근성

이를 그냥 두고 빨리도 가는 세월, 우리 몸엔 맞지 않다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우리도 잊지 말자, 끝까지 우리 함께 잊지 말자 다짐했는데

빗나간 시절은 잊으라 한다.

빛바랜 사진이라도 꺼내들고 거울처럼 비쳐보고 싶다

전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힘이 있어야 자유도 지킬 수 있다

어째서 생각들이 엇갈려 같이 길을 가지 못 할까

낡은 사진 한 장, 보기만 해도 유월의 그날이 아리게 다가온다.

 

202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