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민낯/시 장지원

노파 2022. 6. 20. 04:40

 

민낯

장지원

 

 

기울어지는 달로 살아서

힘이 빠지나

하루가 멀게 춤을 추는 날들

버텨온 세월

하얀 인견 치마저고리 받쳐 입고

초하루 삭망에 그리움 삭이다

 

보름이라야

얼굴 한 번 내미는 게 전부인데

밤낮이 수없이 바뀌다 보니

남은 길이 험하다

하얗게 빛바랜 날

민낯이라 바람조차 지나치더라.

 

돌아오는 초하루 삭망에는

하얀 인견치마에 옥색 저고리 받쳐 입고

아카시아 핀 꽃길 따라 걷다 보면

내 임도

그 길로 날 찾아오시겠지

 

202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