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려나 보다
장지원
닭은 울었건만
기다리던 새벽은 안 오고
수많은 닭의 울음소리 묻어버린 빛바랜 그믐달
아침은 우화 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같아
지난 세월에 할 말을 잊는다.
그때, 그리고 그날
그 함성들은 무엇이며
철나지 않은 시절이라
그믐에 가려 패색이 짙어도 그렇지
빈 수례바퀴 돌리던 헛바람도 지나갔다
지루하게 질척이던 비도 그쳤다
칠흑 같던 그믐달도 역사 속의 그림자로 남아
이제는
여명이 열어가는 새벽
홰를 치며 우는 수탉의 우렁찬 소리 들으니
이 땅에도 아침이 오려나 보다
202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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