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맛
장지원
우리 집 정원의 봄은 오묘한 맛이 있다
봄을 견인하듯 명의나물이 나오더니
잎이 둥근 곤달비가 하늘을 떠받치고
아삭한 싹으로 소담하게 나오는 물 잔대
취나물, 곤드레, 곰치
당귀, 머위, 도라지, 더덕
뿌연 허우대 자랑이라도 하듯 잔대까지 빠져나오던 날
한쪽에서는 웅기 종기 두 손 들고 떼거리로 나오는 참두릅
가시 돋친 개두릅도 나 여기 있다 앙탈을 부린다.
모두가 새봄의 하모니로 만세라도 부를 것 같다
갖은 산나물이 파릇파릇하면
겨우내 졸던 입맛도
정신이 번쩍 나
우리네 일상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수리취로 절편을 뽑으면 봄을 대표하는 일품 맛이다
봄의 맛
몇 번을 이야기해도 감을 모르는 게
직접 채취해 바로 데쳐서 무쳐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은 아무도 모른다.
20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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