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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의 맛/시 장지원

노파 2022. 4. 26. 04:40

 

봄의 맛

장지원

 

 

우리 집 정원의 봄은 오묘한 맛이 있다

봄을 견인하듯 명의나물이 나오더니

잎이 둥근 곤달비가 하늘을 떠받치고

아삭한 싹으로 소담하게 나오는 물 잔대

취나물, 곤드레, 곰치

당귀, 머위, 도라지, 더덕

뿌연 허우대 자랑이라도 하듯 잔대까지 빠져나오던 날

한쪽에서는 웅기 종기 두 손 들고 떼거리로 나오는 참두릅

가시 돋친 개두릅도 나 여기 있다 앙탈을 부린다.

모두가 새봄의 하모니로 만세라도 부를 것 같다

 

갖은 산나물이 파릇파릇하면

겨우내 졸던 입맛도

정신이 번쩍 나

우리네 일상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수리취로 절편을 뽑으면 봄을 대표하는 일품 맛이다

 

봄의 맛

몇 번을 이야기해도 감을 모르는 게

직접 채취해 바로 데쳐서 무쳐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은 아무도 모른다.

 

20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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