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老波
바람아! 너는 알고 있지
갈래머리 소녀를
꽃반지 끼고 수줍은 웃음으로
물레방아 돌던 길을 걷던
그 때, 그 소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야기로 풀어 내 품에 날려 줄 수 있겠니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종달새 높이 울면 아지랑이 속에서 그녀를 볼 수 있을까
혹시라도 꺾어 부는 바람에 놀라 얼굴 숨기지나 않을까
바람아! 야속히 불지마라
봄날처럼 따스하게 햇살 사아로 곱게 불어 주었으면 좋겠네.
작았지만 소박한 꿈을 키워가던 길
그 때 같이 우리의 가슴엔 언제나 둥근달이 떠올랐었지
꿈에라도 한 번 쯤 보고픈 짧은 추억을
봄바람 불면 되살아날까
그 언덕에 한 송이 제비꽃 되어 쪽진 머리 하고 피어나겠지
그 길을 홀로 추억에 잠겨 걷는 내 마음을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201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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