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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노파 2012. 3. 28. 08:45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老波

 

 

바람아! 너는 알고 있지

갈래머리 소녀를

꽃반지 끼고 수줍은 웃음으로

물레방아 돌던 길을 걷던

그 때, 그 소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야기로 풀어 내 품에 날려 줄 수 있겠니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종달새 높이 울면 아지랑이 속에서 그녀를 볼 수 있을까

혹시라도 꺾어 부는 바람에 놀라 얼굴 숨기지나 않을까

바람아! 야속히 불지마라

 

봄날처럼 따스하게 햇살 사아로 곱게 불어 주었으면 좋겠네.

작았지만 소박한 꿈을 키워가던 길

그 때 같이 우리의 가슴엔 언제나 둥근달이 떠올랐었지

꿈에라도 한 번 쯤 보고픈 짧은 추억을

봄바람 불면 되살아날까

 

그 언덕에 한 송이 제비꽃 되어 쪽진 머리 하고 피어나겠지

그 길을 홀로 추억에 잠겨 걷는 내 마음을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바람아! 너는 알고 있겠지

 

201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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