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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마음에도 없는 말/시 장지원

노파 2020. 5. 8. 05:19


마음에도 없는 말

장지원

 

 

밥 먹어 뭐하나

맘에도 없이

말꼬리 붙들고 벌쯤이 비켜서지 마라

그 길은

지금 가야할 길이 아님을 잘 알 터

두 눈 바로 뜨고

거울에 자신을 비춰봐라

힘이 있어야 할 터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밥맛이 없어도 살기 위해 먹어라

세상사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지 마라

지금 이 길 안 가면

밥술 놓고 가는 길

갈 테면 혼자 소리 없이 갈 테지

비싼 밥,

먹어 무엇 하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지마라

 

20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