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사치
장지원
봄이 오는 길
하얀 눈 위를 걸으면 노란 복수초 꽃피우고
검은 땅 위를 걸으면 보랏빛 제비꽃 피우고
앙상한 가지에 걸터앉으면 연분홍 진달래꽃 피겠지
봄이 오는 길
높은 가지 흔들면 한얀 목련꽃 피고
낮은 가지 흔들면 산수유 노랗게 피고
이리저리 아지랑이 쏘다니면 흐드러지게 봄꽃 피겠지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야시래 꼬리 흔들어 볼까
여시 불 집혀 볼까
바람도 그냥 지나치는 길섶에서
가슴에 봄을 품는다는 게 왠지 사치인 듯하다
20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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