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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날의 사치/시 장지원

노파 2020. 4. 30. 05:45


봄날의 사치

장지원

 

 

봄이 오는 길

하얀 눈 위를 걸으면 노란 복수초 꽃피우고

검은 땅 위를 걸으면 보랏빛 제비꽃 피우고

앙상한 가지에 걸터앉으면 연분홍 진달래꽃 피겠지

 

봄이 오는 길

높은 가지 흔들면 한얀 목련꽃 피고

낮은 가지 흔들면 산수유 노랗게 피고

이리저리 아지랑이 쏘다니면 흐드러지게 봄꽃 피겠지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야시래 꼬리 흔들어 볼까

여시 불 집혀 볼까

바람도 그냥 지나치는 길섶에서

가슴에 봄을 품는다는 게 왠지 사치인 듯하다

 

20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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